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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이야기]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이 만든 것일까? 조회수 : 605

이번주 초, 옌 리멍이라는 홍콩대학교 출신의 한 생명과학자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의 유행을 일으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가 중국의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유전자 편집 기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주장을 펴 화제가 되었다. 해당 보고서가 인터넷에 돌고있어 아래에 가져왔다.


이 보고서의 결론은,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유전자에는 자연적으로 진화한 것이 아니라, 연구소에서 인위적으로 만들어 졌음을 시사하는 특징이 보인다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는 표면에 수많은 스파이크가 있고, 이 스파이크가 인체에 침입하기 위한 닻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이번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돌기(spike, 스파이크)는 매우 침투력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아주 간단한 유전자의 염기 서열의 변화로 인해 이 스파이크 단백질의 주요 결합부위(receptor-binding domain, RBD)가 지금과 같은 특징이 생겼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가 인간의 유전자 조작에 의해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자연적으로 발생하였다기에는 너무나 공교롭고 절묘한 이 유전자 염기 서열을 보면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합리적인 의심이다. 

그러나 이런 의심과 주장은 아직 과학적으로는 입증되기 어렵다는 증거들이 많다. 그 내용은 아래에 링크된 동아사이언스 기사에 정리되어 있다. 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9752

[팩트체크] 홍콩연구자 "코로나19 우한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증거있다"

우한 의료 폐기물 처리하는 용역업체 직원. 중국 우한의 한 산업 폐기물 처리 업체의 직원이 5일 의료 폐기물이 보관된 컨테이너를 소독하고 있다. 이 회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

dongascience.donga.com

6월 초 '셀'에 발표한 논문의 결과 중 일부다.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비슷한 염기서열을 지닌 바이러스의 염기서열 유사도를 전체 게놈(위) 및 스파이크 단백질(아래) 서열 위에 각각 표시했다. 숫자가 1.0에 가까울수록(위로 갈수록) 유사도가 높다. RaTG13이 전반적으로 유사도가 높은 가운데, 운난 성에서 발견한 RmYN02의 유사도도 전반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다만 RmYN02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유사도가 낮다. 연구팀은 이 차이가 다수 아미노산의 삽인 현상 때문이며, 이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변이라고 주장했다. 또 스파이크 단백질의 RBD 영역 유사성은 천산갑 코로나바이러스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논문은 이것을 근거로 박쥐 및 천산갑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재조합이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탄생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래프에는 옌리먼 전 홍콩대 연구원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사용한 바이러스라고 주장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인 ZC45와 ZXC21 역시 비교가 돼 있지만, 게놈 전체는 물론 RBD 영역의 유사성은 낮은 편으로 나타났다. 셀 논문 캡쳐

'셀(Cell)' 논문에서 가져온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 기존 코로나바이러스들의 유전자 유사성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전체 염기서열과 스파이크 단백질의 염기서열을 나누어서 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옌 리멍의 보고서에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를 만들 때 기본 틀로 사용했다고 주장한 ZC45와 ZXC21 두가지 박쥐 코로나바이러스도 나와있는데,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과 스파이크 단백질의 주요결합부위 염기서열 모두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와의 유사성이 낮은 것으로 확인된다.

오히려 문제가 되는 스파이크 단백질 주요결합부위의 유전자 염기서열이 비슷했던 것은, 박쥐보다는 천산갑 코로나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이었다. 물론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중에서도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염기서열과 비슷한 종류가 있었는데, 이는 옌 리멍이 제시한 ZC45와 ZXC21가 아닌 RaTG13이었다. 게다가 RaTG13은 전체 염기서열이 비슷할 뿐, 스파이크 단백질의 염기서열은 유사성이 없어 인체 침투 능력이 떨어지는 것이 밝혀졌다.

이를 토대로 미국 듀크대 의대의 리 샤오준 교수는, 인간과 박쥐, 천산갑 등에 감염되는 코로나바이러스 43종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과 스파이크 단백질 주요결합부위 염기서열을 분석하였다. 이 연구에서도 역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의 전체 유전자 염기서열은 RaTG13와, 스파이크 단백질 주요결합부위의 염기서열은 천산갑 코로나바이러스와 가장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7월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된 이 내용을 근거로,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인간과 접촉할리가 없었던 박쥐와의 접촉이 많아지고, 다양한 동물을 사고파는 시장과 같은 환경에서 종간 감염과 새 형질을 지니는 유전자 재조합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advances.sciencemag.org/content/6/27/eabb9153

Emergence of SARS-CoV-2 through recombination and strong purifying selection

COVID-19 has become a global pandemic caused by the novel coronavirus SARS-CoV-2. Understanding the origins of SARS-CoV-2 is critical for deterring future zoonosis, discovering new drugs, and developing a vaccine. We show evidence of strong purifying selec

advances.sciencemag.org

게다가 감염력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주요결합부위 염기서열만 편집하면 되는데, 실제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염기서열의 다른 부위에도 많은 변이가 발견된다는 사실은, 이 바이라스가 인위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또다른 증거이다. 혹시라도 이 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만든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보이도록 할려고 골고루 유전자를 조작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이 발달하면서, 이제 유전자 염기서열의 자동화 분석은 상용화된 연구 방법이다.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의 코드같은 A,T,G,C의 4진법 염기 배열을 보고 있으면, 인간의 상상으로도 쫓아가긴 힘든 드넓은 우주에서 먼지 크기도 되지 않는 지구라는 행성에 생명체가 나타났고, 특별한 의식과 지혜를 가진 호모 사피엔스가 출현하여 생명체의 설계도라 할 수 있는 유전자 지도를 펼쳐보고 있으니, 그 기적같은 상황에 경이로움과 황홀함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이 우주와 인간의 근원에는 어떤 '목적성'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에 잠길 수 밖에 없는데, 이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 발생의 인위성 논란에도 어느 정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세상의 '목적'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아직 누구도 알지 못하지만, 이를 설명하는 과학의 두가지 관점은 '코페르니쿠스 원리'와 '인류 원리'로 잘 설명되어 있다. 

(참고 포스트) beomdoc.tistory.com/m/118?category=837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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