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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이야기] 미래에도 의사로 살아남기4 조회수 : 533

인공지능이 인간 고유의 능력인 직관을 따라하기 시작하여 많은 발전을 이뤄내고 있지만, 인간의 감정과 관련한 부분들,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아직 흉내낸다고 말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인공지능 과학자들은 논리적으로 오류가 없는 알고리듬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했으나, 최근들어 인간의 의식에 있어서 감정이 그 핵심이다라는 사실을 점점 더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감정은 자연계에서 인간만 가지고 있는 능력은 아니다. 우리는 종종 늑대, 개, 곰, 원숭이와 같은 포유류 동물에게서도 어떤 감정과 기분을 관찰할 수 있으며, 이런 감정은 대부분 자녀 보호 본능 및 무리 내 사회 질서 유지와 결부되어 있다. 이렇게 개체들 사이에 감정이 오가는 현상은 포유류 이외의 동물들에게서는 보기가 어려운데, 이는 '포유류의 뇌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정 부위(mammalian brain)', 즉 뇌 중심부에 위치한 '변연계(limbic system)'가 있기 때문이다.

후손에게 DNA를 통해 자신의 유전정보를 물려주어 종족의 개체수를 늘려나가는 것이 진화의 원동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포유류의 생식은 그들만의 특징적인 방식을 취하고 있다. 많은 수의 자손을 낳아 종족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다른 생물들과 달리 포유류는 훨씬 적은 수의 자손을 낳으며 이 자손이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일정 기간은 최선을 다해 보호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포유류의 각 개체들은 성장한 이후 부모-자손만의 관계를 벗어나서 무리를 이루고, 그 무리를 유지하기 위해 정해진 계급과 질서에 따르는 경향을 가지게 되며, 다른 무리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게 된다. 아마도 포유류의 이런 특징을 유지하기 위해 감정이라는 특별한 도구가 필요했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두려움, 공포라는 감정이 위험한 상황을 피하는데 필요한 것처럼, 식욕, 성욕, 모성애, 자아실현의 욕구, 좌절, 우울, 슬픔 등의 감정이 그 개체의 생존과 무리의 번성에 큰 도움을 주었을 것이다. 특히 상대방의 감정을 정확하게 읽고 적절하게 대처해야 그 개체가 속한 무리의 사회질서가 조화롭게 유지되고, 그 개체 또한 높은 지위를 가지고 권한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더욱 복잡하고 어려운 능력이다.

지구 상에서 사회적 기능이 가장 발달한 우리 인간의 행동을 살펴보자. 상대방의 얼굴 표정, 말투, 행동을 파악하여 그 감정을 읽고, 우리는 '당신을 존중한다'는 의미를 가진 바디랭귀지를 표현하거나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기 위한 '유머'를 사용한다. 이는 '변연계'에서 발생한 감정을 인간의 뇌에만 있는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에서 해석하여 가장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측한 행동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이 즉각적이고 동시적이기 때문에, 완성된 논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현재의 인공지능이 이런 감정과 연관된 기능을 갖추기에는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게다가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도 인공지능 개발에 있어서 극복해야할 과제이다.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사람의 표정을 통해 기쁨과 슬픔 정도의 단순한 감정을 알아내고 반응해서 웃는 소리를 내거나 슬픈 표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능이 들어간 로봇은 지금도 만들 수 있다. 그렇지만 그 로봇의 모양과 행동이 인간과 어설프게 닮아 있으면 우리는 공포감 또는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의미로 일본의 로봇공학자 모리 마사히로가 제시한 개념이 바로 '불쾌한 골짜기'이다. 이렇게 사람의 감정과 연관된 기능이 들어간 로봇의 모양과 행동도 사람이 받아들이는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아직은 아주 귀여운 캐릭터 모양을 가지거나 인간이 아닌 모습을 갖춘 로봇에만 인공지능을 적용할 수 밖에 없다. 

직관과 같은 논리적 사고와는 달리, 인간의 감정과 연관된 의식 기능은 이처럼 복잡하고 모르는 것도 많으며, 이를 인공지능에 주입시키는 것은 아직 먼 일인 것 같다. 물론 인공지능이 발전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영화 <her>의 사만다처럼 감정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인간과 감정을 교류하는 날이 결국에는 오겠지만, 아직은 휴먼 의사가 그 역할을 더 잘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인간과 감정을 교류하는 인공지능을 그린 영화<her>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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